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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눈

눈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가장 깊이 느끼는 감정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눈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겠지.

쌓였던 눈이 다 녹아내린 도로를 가로질러 도착한 대학로 극장에서,

오늘은 좀 특별한 눈을 보았다.

1열 5번.

아무도 앉으려고 하지 않았던 1열에 착석하게 된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그곳은 배우들의 눈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무대 위 그들의 눈은

구름 한 점 없는 정오의 태양처럼 뜨겁고,

어떠한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다이아몬드처럼 맑고 투명하게 빛났다.

마치 이 순간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마치 이 하늘에서 제일 밝은 별이 자신이라고 말하는 별처럼.

아름다웠다.

그래서 부러웠고, 가지고 싶었다.

하다못하면 남이 가진 감정까지도 가지고 싶다고 느끼는 나 자신이

끝없는 식욕과 탐욕을 가진 탐(貪)과 비슷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 정도로 그들의 눈은 빛났다.

솔직히 배우들은 같은 연극을 반복하니, 그들의 눈에는 지겨움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티 한 점 없이 맑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랑하듯 무대를 즐겼다.

돌이켜보면 나도 그런 눈을 가졌을 때가 있었다.

무대 위에서 기타를 매고 페달을 밟으며 곡을 연주할 때,

나의 눈도 밝게 빛났었다. 조명이 가려질 정도로.

문득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보니,

무대 아래를 내려보고 있었던 내 시선은 어쩌면 ‘나’를 향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던 무대는 사실 그들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시공간이었고,

그 순간을 즐기던 나의 아름다운 청춘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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